"트럼프 1기 때와 다르다"…중국, 美관세에 '공급망 전쟁' 벌일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를 시작하면서 중국과의 갈등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시절 대규모 관세 부과를 통해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였으며, 이번에도 대중 강경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단순히 관세로 맞대응하던 과거와 달리 공급망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내각 구성에서 대중 강경파 인사를 대거 발탁하며 중국을 겨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미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던 전례에 더해, 새로운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며 중국과의 경제적 대립을 예고했다. 특히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과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각각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에 임명하며, 대중 정책의 강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은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단순한 관세 부과를 넘어 공급망 자체를 겨냥하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희토류, 리튬 등 핵심 소재의 수출을 제한하거나, 미국 기업의 운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조치를 통해 미국 경제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는 방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이미 2019년 이후 관련 법규와 제도를 정비하며 이러한 전략을 준비해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스카이디오(Skydio)와 같은 미국 기업에 제재를 가하며 공급망 차단의 효과를 시험했다. 드론 제조업체 스카이디오는 중국산 배터리 공급이 차단되면서 대체 공급원을 찾아야 했고, 이는 미군에 대한 드론 배송 지연으로 이어졌다. 이 외에도 중국은 캘빈클라인과 타미힐피거 소유주인 PVH를 제재 대상으로 삼았으며,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과 인텔에 대한 검토를 강화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이러한 대응이 지나칠 경우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외국 기업에 대한 과도한 제재는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해 중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 정부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외국 기업과 투자자들을 지나치게 위축시키지 않도록 조율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분석한다.

트럼프 당선인의 2기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미국과 중국 간의 경제적, 정치적 대립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대응 전략이 공급망 전쟁으로 진화하면서 두 나라의 긴장은 단순한 무역 갈등을 넘어 국제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